오늘은 서울의 5대궁 중에서 덕수궁(경운궁)의 역사를 소개드릴까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5대궁 중에 가장 특이한 건축물과 배치라고 생각하고,
아픈 근대사를 담고 있어서 가장 즐겨찾는 궁이기도 합니다.
매력포인트
나라에 큰 어지러움이 있던 시절에만 쓰였기 때문에 역사적인 맥락을 파악하기가 좋습니다.
동양식, 서양식(석조전), 퓨전식(돈덕전) 건축물을 다양하게 볼 수 있습니다.
누가 살았나
선조, 광해군, 고종 딱 세명의 왕만 덕수궁에 기거하며 정사를 보았습니다.
다행히 많지 않으니 외워서 소개팅 자리에서 선보이는건 어떨까요?
역사
*1기~4기 나눈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구분입니다.
1기- 임진왜란 전
조영달의 집->국유지>영응대군의 부인->국유지(영경궁)->월산대군(성종의 형)
임진왜란 전까지는 별로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영경궁 이라는 이름이 그럴듯 해 보이지만, 왕실의 별장 정도의 느낌이었고 기간도 짧습니다.
2기-임진왜란 이후
정릉동 행궁(선조)->경운궁(광해군)->사실상 해체
왜란으로 경복궁,창덕궁,창경궁이 불에 타버려서, 한양으로 돌아온 선조는 월산대군의 저택을 개 보수 하고, 주변 가옥을 연결하여 임시 거처로 삼았습니다. 왜란 당시 왜군이 월산대군의 저택을 주둔지로 사용했기 때문에 멀쩡한 상태로 남아 있었다고 하네요.
즉조당과 석어당을 보면 궁궐보다는 양반집 가옥 같은 느낌이 드는데, 그 이유가 애초에 민가를 사용했기 때문이라니 재밌습니다.
광해군에 와서 창덕궁이 재건 될 때까지 정궁으로 쓰였고, 창덕궁 재건 이후에도 광해군이 종종 이용했다고 합니다.
인조반정 이후에는 즉조당, 석어당을 제외하고 원 주인들에게 돌려주었고, 아관파천 이전까지 거의 300년간 방치 되었습니다.
3기-고종
개보수된 경운궁->재건된 경운궁
고종이 아관파천 이후 환궁(1897)하면서 대대적인 개보수 후에 정궁으로 사용했습니다. 남아있던 건물이 겨우 2채였기 때문에, 사실상 새로 지었다고 보시는게 편할 것 같습니다.
기억이 가물가물 하신 분들을 위해 인용 추가합니다.
아관파천(俄館播遷)은 1896년 2월 11일, 고종과 측근 인사들의 요청에 러시아공사가 동의하여 고종과 왕세자가 비밀리에 러시아공사관으로 거처를 옮긴 사건이다. 을미사변 이후 신변의 위협을 느끼던 고종과 측근 인사들의 요청에 러시아공사 베베르가 동의하여 비밀리에 고종과 왕세자가 경복궁을 떠나 러시아공사관으로 거처를 옮긴 사건이다. 아관파천으로 인해 친일 내각이 무너졌고, 고종은 경운궁 환궁 전 1년 동안 러시아공사관에 머물렀다.
-한국민속문화대백과사전-
환궁 이후 경복궁이나 창덕궁이 아닌 경운궁(덕수궁)을 택한 이유는 바로 옆이 러시아 공사관이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공사관과 이어지는 지하 통로도 발견이 되었다고 하니 당시 강대국인 러시아를 끌어들여 일제의 위협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정치적 이유가 분명해 보입니다.
1904년 큰 불이 나서 거의 경운궁 대부분이 전소했는데, 고종황제는 창덕궁으로 옮기지 않고 경운궁을 재건하였습니다. 그래서 현재 남아있는 건물은 다 이 이후에 만들어진 것입니다. 중화전은 원래 복층 이었다고 하는데 단층으로 복원되어 참 아쉽습니다.
4기-순종 이후
경운궁->덕수궁
헤이그 특사 이후 고종에서 순종으로 황위가 넘어간 이후에 정궁은 바로 창덕궁으로 바뀌었고, 고종은 여전히 경운궁에 기거 하였습니다.
이때 덕망 높이 장수 하라는 의미의 덕수궁으로 이름이 바뀌었고, 현재까지도 덕수궁으로 불리우고 있습니다.
덕수궁이라는 이름 자체는 퇴임한 상왕의 거처에 종종 쓰이던 명칭입니다. 즉 덕수궁 이라는 궁은 중국과 한국에 몇번 있었던 임시 명칭인 것이죠.
이런 이유와, 경운궁에서 덕수궁으로 변경하는 상소를 이완용의 이복형제인 이윤용이 올렸다는 점(고종 강제퇴임과 연관)을 이유로, 덕수궁 명칭의 변경(다시 경운궁으로)논의는 계속 되는 것 같습니다.
1968년에는 도로정비로 인해 대한문이 현재 위치로 옮겨졌다고 하는데, 원래는 건너편 서울광장(시청광장) 즘에 있던 것 같습니다.
마무리
얼마 전에 덕수궁 대한문 앞 월대의 복원이 마무리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주말에 석조전 예약해서 덕수궁 나들이 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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